12년 전엔 사람이 더 잘 읽던 리트 문자, 지금은 인공지능이 더 잘 읽는다
다음의 사진 속에 있는 문자를 12년 전에 보았다。
숫자오 알파벳이 섞인 이상한 문장을 본 것이다。
당시에는 이런 문장을 사람은 읽을 수 있지만、 컴퓨터는 읽기 어렵다는 말이 있었다。
실제로 사람의 뇌는 철자가 틀리거나 숫자로 대체된 글자도 문맥과 패턴을 이용해 순식간에 읽어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그런 문장을 해독한다。
단순한 기술의 발전을 넘어、 인간과 기계의 ‘인식 능력’ 자체에 대한 논의 수준으로 해당 기술이 올라왔다。
리트 문자、 그리고 뇌의 인식 능력
이런 식의 문자 변형은 리트 문자(leetspeak)라고 부른다。
알파벳을 숫자나 기호로 바꿔 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E는 3、 A는 4、 S는 5로 쓰는 식이다。
원래는 해커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은어처럼 쓰였지만、 지금은 인지심리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대상이다。
놀라운 점은、 인간의 뇌가 이 복작한 글자 구조를 매우 빠르게 복원 또는 해석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상당히 복잡하지만、 정작 뇌는 별 노력 없이 바로 해낸다。 이런 현상은 타이포글리세미아(Typoglycemia)라고도 불린다。
단어의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만 맞으면、 중간 글자가 섞여 있어도 자연스럽게 읽히는 현상이다。
인공지능이 더 잘 읽는 시대
과거엔 인간의 고유한 능력처럼 보였던 이 패턴 인식 능력、 지금은 인공지능이 더 잘 해낸다。
GPT나 OCR 기반 언어 모델은 단순히 이미지를 ‘보는 것’을 넘어서、 그 안의 문자를 이해하고、 구조화하고、 의미를 파악한다。
기계가 리트 문자를 해석할 수 있다는 건 단순히 눈이 좋아졌다는 게 아니라、 ‘문자-패턴-의미’ 간 연결을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능력、 즉 리즈닝(reasoning) 역량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제는 사람이 더 잘 읽는다고 단언할 수 없는 시대다。
하지만 본질적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몫
기계는 빠르고 정확하지만、 무엇이 정확한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은 아직 인간의 직관과 문화적 맥락에 미치지 못한다。
인공지능은 “이 글자는 어떤 문자일 가능성이 높은가”에는 탁월하지만、 “이 문장이 왜 중요한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같은 질문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읽는다”와 “이해한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하지만 ‘이해한다’의 기계적 리즈닝 혹은 처리는 인공지능이 추월하고 있기도 하다。
“아름답다”는 그 아름다운 의미를 마음으로 읽는 것은 사람에게 가능하다 할 수 있으나、 ‘아름답다’는 리즈닝을 해 내는 것은 더 정확하고 빨리 GPT가 하고 있는 걸 목도하고 있다。)
해독 사례: 이미지와 텍스트
원본 이미지
AI 해독한 원문:
THIS MESSAGE
SERVES TO PROVE
HOW OUR MINDS CAN
DO AMAZING THINGS!
IMPRESSIVE THINGS!
IN THE BEGINNING
IT WAS HARD, BUT
NOW ON THIS LINE
YOUR MIND IS
READING IT
AUTOMATICALLY
WITHOUT EVEN
THINKING ABOUT IT.
BE PROUD! ONLY
CERTAIN PEOPLE
CAN READ THIS.
PLEASE FORWARD IF
YOU CAN READ THIS
해석: 이 메시지는 우리의 뇌가 얼마나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는지는 증명하는 것이다。 정말 인상적이다。 처음엔 어렵게 느껴졌지만、 이쯤 되면 뇌는 아무 생각 없이 자동으로 읽고 있다。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오직 일부 사람만이 이걸 읽을 수 있다。 이걸 읽을 수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해 보자。
고대 문자 해독까지 확장되는 가능성
이러한 문자 인식 및 패턴 추론 능력은 단지 퍼즐처럼 왜곡된 문장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보다 실용적이고 학문적인 영역、 예를 들어 고고학、 금석학、 고대 문헌 해독 등에서도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 오래되어 마모된 석비、 비문、 토기 문자 복원
- 로제타 스톤과 같은 다언어 병기 비문 해석
- 고대 산스크리트어、 아람어、 히브리어 등 전문가가 희소한 언어 연구
- 삼국시대나 그 이전 한국 고대사 문서 해독
이처럼 사람의 직관에 의존하던 분야를、 이제는 인공지능이 보조하고 가속할 수 있는 시대다。
맺으며
12년 전에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우쭐하면서 생각했던 인식 능력이、 이제는 기계가 더 잘 해내는 능력인 현실로 바뀌었다。
인간이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읽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알고 그에 감동하고 무엇인가 영향을 받고 혹은 끼치는 것은 인간의 몫이긴 하다。 (그렇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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