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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토하는 장면, 그 안에 숨겨진 의미는? (슬픔의 삼각형, 바빌론, 스탠드 바이 미)

자료보는아저씨 2025. 3. 1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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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구토하는 장면, 그 안에 숨겨진 의미는?

 

작년에 "아주 적나라하게 토하는 씬을 담은 영화"를 두 개 보았다.

 

영화에서 '토하는 것'은 단순한 신체적 반응을 넘어 인간의 약점과 취약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 장면은 종종 사회적 위선을 비판하거나, 인물의 감정적 갈등을 강조하며, 때로는 유머를 유발하는 장치로 활용되기도 한다. 본 포스트에서는 내가 생각한 '토 잘 나오는 영화' 세 편에서 등장하는 구토 장면을 분석하며, 그것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살펴본다.

 

슬픔의 삼각형 중 스틸 화면

1. '슬픔의 삼각형' - 부유한 계층과 위선의 붕괴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은 루벤 외스틀룬드(Ruben Östlund) 감독의 2022년작으로, 해리스 딕킨슨(Harris Dickinson), 찰비 딘(Charlbi Dean, 혹은 샬비 딘), 우디 해럴슨(Woody Harrelson)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는 부유한 사람들의 허구성과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특히, 요트가 폭풍을 만나며 승객들이 대량으로 구토하는 장면은 수분간 이어진다.

 

https://youtu.be/_HxuMch6dNA?si=ekwLByspx5aloPoy

(위 링크 영상이 관련 '선장 주관 저녁 식사' 시간의 영상인데, 외부 재생이 안된다.) 

 

이 장면은 사회적 위선과 부유층의 허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핵심 장면이다. 선장(우디 해럴슨)과 러시아 부자(즐라트코 부리치)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논쟁하는 동안, 승객들은 극심한 배멀미로 혼란에 빠진다. 이들은 평소 고상한 척하지만, 결국 본능적인 신체 반응 앞에서 무너진다.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부유층의 허황된 가치관을 조롱하며, 인간의 본능적인 취약함을 강조한다.  (아래 영상은 공식 트레일러인데, 대표 장면이 구토 장면이네) 

 

https://youtu.be/VDvfFIZQIuQ?si=Ulq7CSS2DHOKtWfZ 

TRIANGLE OF SADNESS - Official Trailer

 

 

2. '바빌론' - 성공과 위선의 충돌

바빌론 Babylon (포스터)

 

'바빌론(Babylon, 2022)'은 데이미언 셔젤(Damien Chazelle)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1920년대 할리우드의 화려하면서도 타락한 세계를 그린다. 영화 속 넬리 라로이(마고 로비)는 상류층 파티에서 긴장과 흥분 속에서 갑작스럽게 구토를 하게 된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장면에서 구토는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쭉쭉' 나가는 적나라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 장면이 너무 과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강렬하게 묘사된다.

 

https://youtu.be/SFx8eoV8KOk?si=zEPMVcdXhQ-HR4sC

Nellie's Meltdown Clip feat. Margot Robbie | Babylon | Paramount Movies ::: 전체적인 맥락을 다 담은 클립인데, 본격적 우웩은 7분30초 후

 

 

이 장면은 넬리의 본능적이고 자유분방한 성격이 위선적인 상류층 환경과 충돌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그녀는 영화계에서 성공을 꿈꾸지만, 결국 상류 사회의 가식과 자신이 가진 거친 본성이 맞지 않음을 깨닫는다. 위의 영상을 봐도 알 수 있지만, 다시(?) 돌아 들어가(?) 뿜어낸다.(!!)  (이를 통해 영화는 당시 할리우드의 화려한 외면과 그 이면의 타락을 강렬하게 대비시킨다.)

3. '스탠드 바이 미' - 순수한 유머와 본능적 반응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 1986)'는 롭 라이너(Rob Reiner) 감독의 작품으로, 스티븐 킹(스테픈 킹)의 소설 'The Body'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고디 라찬스(Gordie Lachance)와 친구들이 실종된 소년의 시체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영화 스탠드 바이 미 포스트 ... 왜 이런 영화는 넷플릭스에 잘 안 올라오냐. 보고 싶다.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인 구토 장면은 '데이비 래드-어스 호건(Davey "Lard-Ass" Hogan)'이 등장하는 가상의 이야기에서 나온다. 고디(스티븐 킹 작가의 어릴적 모습을 닮은 주인공이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래드-어스는 자신을 괴롭힌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파이 먹기 대회에서 일부러 캐스터 오일(변비약)과 달걀을 먹고 토한다. 이로 인해 연쇄 반응이 발생하며, 대회 참가자와 관객들까지 전부 토해내는 장면이 펼쳐진다.

만화같은 장면인데, 너무나 잘 만든 씬이다. (토하는 것이 옆에서 파이프를 대고 뿜어내는 타입이라서 누가 봐도 만화 같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재밌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 모두 토하는 모습. 파이먹기 대회를 한 후라서 블루베리 색의 토라서 바빌론의 마고 로비, 슬픔의 삼각형의 마님의 구토와 달리 덜 거북하다.) 

 

https://youtu.be/zK0JaEde4VI?si=NS3cdG1KMJh2HSKe

 

 

이 장면은 배설과 같은 신체적 반응이 유머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어린 시절 특유의 순수한 재미를 극대화한다. 또한,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환경에 대한 일종의 반항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선 의미를 지닌다.

(나는 SBS 에서 방영한 TV 영화로 보았다. 당시 토하는 일부 장면을 스킵되었다고 하지만, 암튼 유머러스하게 또는 적나라하게 연쇄적으로 토하는 장면이 나온다.) 

 

 

4. 토하는 것이 갖는 힘 - 풍자와 무장해제

영화 속 토하는 장면은 단순한 신체적 반응을 넘어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슬픔의 삼각형'에서는 부유층의 허구와 위선을 폭로하는 도구로 사용되며, '바빌론'에서는 개인과 사회의 부조화와 섞이지 못함을 강조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반면, '스탠드 바이 미'에서는 유머와 반항 정신을 동시에 담아낸다.

이러한 장면들은 사회적 위선을 비판하고, 인간의 본능적인 취약성을 드러내며, 때로는 무장해제의 유머를 선사한다.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강조하는 이러한 연출은 우리가 숨기고 싶어 하는 부분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더욱 강한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낸다.

 

 

결국, 영화 속 구토 장면은 단순한 불쾌하기만한 연출이 아니라, 풍자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때로는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 "으~"

 

배설 - 소변, 대변, 구토 포함 - 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다소 금기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밑바닥 감정인 면에서 나이브하달지, 순진하달지, 유치한 면이 있지만 '다 드러내놓고 무장해제'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린 꼬마나 아기들 앞에서 '똥' 이야기를 하면, 아무 맥락이 없는 이야기에도 깔깔거리면서 웃지 않던가. 다만 나이 들고서 그런 말을 하지 않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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