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고령화 현실, 지하철에 노인들밖에 없다
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대중교통 이용이었지만,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아이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신 대부분의 승객은 중년층과 노년층이었다.
노약자석은 이미 연세가 많으신 분들로 가득 차 있었고, 일반 좌석에도 많은 노인들이 앉아 있었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는 노인들은 그보다 많았고, 빈자리를 기다리며 서 있는 노인들도 많았다. 그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좌석을 향하고 있었고, 누군가 내리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이제는 노인을 위해 젊은 사람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을 위해 노인이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장면을 보고 떠오른 광고가 있었다.
2005년의 공익광고, 그리고 오늘의 현실
2005년 한국방송광고공사(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제작한 한 공익광고가 있었다. 광고 속 지하철 좌석의 절반 이상이 노인들로 가득 차 있고, 반대편 몇 개 좌석에만 아이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 광고의 핵심 메시지는 "이런 모습, 상상해보셨나요?"였다.
이 광고는 저출산 문제를 경고하지만 현실은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05년의 예측보다 훨씬 빠른 고령화
2005년 당시 광고에서는 2050년의 노인 인구 비율을 37.3%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더 놀라운 것은 2050년이면 노인 인구 비율이 40%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즉, 2005년에 예측하던 수준, 그보다 더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은 단순히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는 해법에만 집중하고 있다. 출산 장려 정책으로 수백 조 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효과는 미미하다. 202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며, 출산율을 높이려는 기존 정책들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출산율 상승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 집값 부담: 안정적인 주거 공간이 부족하다.
- 육아 부담: 여성과 부부가 감당해야 하는 양육 부담이 너무 크다.
- 양육비 증가: 사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이 크다.
- 노후 불안: 출산을 고민하기 전에 본인의 미래도 불안하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삶의 질이 높아져야 사람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제는 즉각적인 효과만을 노리는 출산 장려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정확한 진단도 못하고 진정한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안 내놓는 건가?)
노인을 위한 사회는 곧 젊은이들에게도 좋은 사회
아이를 많이 낳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늘어나고 있는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준비도 시급하다.
노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서 있어야 하는 현실은, 단순히 자리 배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고령화를 맞이할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고령층이 증가하는 만큼, 대중교통과 도시 인프라가 노인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노인 일자리 창출, 의료 시스템 개편, 연금 개혁 등 고령화 시대에 맞는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들이 병행되지 않으면, 단순한 출산율 상승만으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론: 살고 싶은 사회가 되어야 아이도 태어난다
정부가 단기적인 출산율 상승에만 집중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출산율도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고령층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구호가 아니라, 모두가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 아닐까?
추가: 고령화 사회와 저출산에 대비라도 해야 하는데 ,,,
어느 인구 학자의 세미나에서 들은 말이다. 인구 증가 혹은 감소 추세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예측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실패하면 살기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해 봐도 계속 인구가 떠받치면서 가야 하는 사회를 현재 인구 증가 추이로는 맞출 수 없다면, 사회 변화로 대비해야 하는데, 그러기보다는 인구 늘어야 된다고 돈만 꼴아박아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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